2026. 4. 26. · 44 min read
이 계획은 한참 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거다. 언제 갈지는 모른다. 팥떡이와 35일 동안 미국을 도는 로드트립 계획. 스바루 아웃백, 차박과 캠핑, 콜로라도 14ers를 중심에 두고 시애틀 in/out과 LA in/out 두 시나리오를 함께 살려둔다. 큰 도시는 피하되 재보급·샤워용 소도시와 Telluride 같은 산악마을은 적극적으로 들른다. 본편은 콜로라도다. 솔로와 2인+개1 두 가지 비용 시나리오를 함께 정리한다.
2026. 4. 24. · 19 min read
개를 키우기 전에는 매년 한두 번 해외여행을 가는 게 내게 꽤 큰 일이었다. 그냥 쉬러 가는 정도가 아니라, 말하자면 현실도피에 가까웠다. 나는 대체로 그 해의 대부분을 1년에 한 번 있을 여행을 기다리며 버티는 식으로 살았던 것 같다. 실제로 떠나는 기간은 길어야 일주일이나 이주 정도였는데, 그 시간이 있으면 나머지 시간이 조금 견딜 만해졌다. 여행을 가지 않는 동안에도 어디로 갈지, 가면 뭘 할지, 뭘 먹고 어떤 장면을 보게 될지 계획 세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. 어떤 해에는 여행만큼이나 여행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.
2026. 4. 7. · 26 min read
나는 그동안 몇 편의 글을 쓰면서 개와 살며 보게 된 것들을 적어왔다. 먹이, 하루의 구조, 관계, 후회, 통제, 소통. 그런 이야기들을 쓰고 또 쓰다 보니 자꾸 한쪽에 남는 마음이 있었다. 내가 처음 개와 살기 시작했을 때, 누군가 이런 말을 해줬다면 어땠을까. 아마 그때는 들어도 다 알아듣지 못했을 것이다. 그래도 지금은 적어두고 싶었다. 처음 개를 데려오려는 사람들에게, 혹은 이미 개와 살고 있지만 아직도 매일 처음처럼 부딪히는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을 이 글에 모아보았다.
2026. 4. 6. · 26 min read
나는 원래 후회를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다. 관계가 조금씩 망가지는 걸 붙들고 버티기보다, 먼저 잘라내는 쪽이 늘 더 쉬웠다. 사람과의 관계도 그랬고, 어떤 종류의 연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. 한 번 흐트러지기 시작하면 버티는 것보다 정리하는 쪽을 택해왔다. 그런데 팥떡이만은 이상하게 그 방식으로 설명되지 않았다. 이 글은 결국 그 예외가 내게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.
2026. 4. 5. · 32 min read
팥떡이와 살면서, 나는 많이 움직인 하루와 잘 쉰 하루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걸 배우고 있다. 팥떡이와 살다 보니, 개의 하루를 바라보는 기준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. 잘 쉰다는 것과 조용하다는 것, 많이 움직인다는 것과 충분히 만족했다는 것, 지루하다는 것과 편안하지 않다는 것은 생각보다 자주 서로 헷갈렸다. 나 역...
2026. 4. 2. · 47 min read
제주에서 날아온 진돗개와 살다 보니, 나는 식사를 더 이상 영양만으로는 볼 수 없게 됐다. 이 글은 팥떡이 식단의 정답 같은 걸 말하려는 글은 아니다. 오히려 그 반대에 더 가깝다. 팥떡이와 살다 보니까, 개가 먹는다는 걸 그냥 "뭘 먹이느냐" 정도로는 도저히 못 보겠더라. 거기엔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게 같이 들어 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