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 개한테 빚진 건 없다고 생각했다
두 달
두 달이었다. 시작하는 날에 이미 끝나는 날이 정해져 있는 시간이었다. 맡은 개는 태어난 지 세 달쯤 된 강아지였고, 두 달이 지나면 위탁처라는 곳으로 보내기로 되어 있었다. 그다음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. 덩치 큰 황구 진돗개를 다시 임보하겠다는 사람도 입양하겠다는 사람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다들 말했고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으니까, 위탁처는 잠깐 거쳐 가는 자리가 아니라 이 개가 아주 오래 있게 될 자리였다. 위탁처에는 개가 많고, 그 많은 개 틈에서 혼자 늘어져 쉬는 시간이나 매일의 산책이나 좋은 사료 같은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. 그것을 모르고 정한 일이 아니었다. 구조자분도 나도 다 알면서 그 날짜를 잡았다. 남아 있는 선택지가 길바닥과 보호소의 끝뿐인 개한테는, 그곳이 가장 나은 자리였다. 사람의 집에서 개 한 마리로 사는 일은 그 두 달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었고, 나는 그것을 알면서 그 두 달을 지냈다.
손
아직 어린 팥떡이가 맛볼 수 있는 것은 다 맛보게 해주고 싶어서 토끼부터 닭, 양까지 고기란 고기는 부위를 바꾸어 가며 주었다. 그릇에 부으면 몇 분이면 끝나는 밥을 손으로 주면 한참이 걸렸고, 나는 그 한참이 필요해서 자꾸 손으로 주었다. 손바닥 위의 것을 개는 와구와구 받아먹었다. 산책은 하루에 다섯 번에서 여덟 번씩 나갔다. 그 나이의 강아지에게 필요한 만큼이 아니라 거기 가면 지금처럼 나가지 못할 날들의 몫이었다. 그 두 달 동안 나는 약속을 잡지 않았고, 팥떡이와 나가는 일이 아니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, 하루 24시간을 붙어 있었다.
접종이 끝나 가고 서로 낯이 익고 개가 이 집의 생활에 익숙해졌을 때에는 남은 날이 얼마 없었다. 다른 개들 틈에서 마음껏 뛰게 해주고 싶었던 반려견 놀이터에는 보내기 두세 주 전에야 처음 갈 수 있었는데, 차만 타면 토하는 개를 그래도 매번 태워서 갔다. 그때는 그게 잘 돌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. 지금 보면 나는 남은 날짜를 계산하고 있었다. 며칠이 남았는지 알면서, 그 안에 해줄 수 있는 것을 하나라도 더 밀어 넣고 있었다.
정
그러는 동안 나는 정을 붙이지 않으려고 애썼다. 호떡이 때문이었다. 호떡이는 그 사람의 개였다. 오랫동안 함께 시간을 보냈고, 보고 싶으면 데리고 나와 같이 여행도 다녔다. 나한테는 내 개와 같았다. 팥떡이가 온 뒤로는 호떡이를 자주 보지 못했다. 그래서 나는 이 두 달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랐다. 미안함은 없었다. 죄책감도, 그것을 죄책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거라면, 없었다. 길에 있었을 개를 두 달 돕는 것뿐이고 빚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으니까, 두 달 잘 지내다가 잘 가기를 바랐다.
셋이 함께 있는 날에는 팥떡이한테 일부러 모질게 굴었다. 호떡이가 내가 다른 개를 데려온 거라고 여기고 서운해하지 않기를 바랐고, 곧 갈 개가 나한테 너무 깊이 정들지 않기를 바랐고, 위탁처로 가는 날 자기가 버려진다고 느끼지 않기를 바랐다. 바라는 것이 많은 두 달이었다.
일주일
보내기로 한 날을 일주일 앞두고 그 사람과의 일들로 나는 호떡이를 더는 볼 수 없게 되었다. 그 사람은 내가 팥떡이를 보내려는 이유가 호떡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, 그 이유가 사라진 지금도 보낼 것인지를 먼저 물어왔다. 보낼 이유는 호떡이였는데 호떡이가 없어졌으니, 이제 남은 것은 정해진 날짜뿐이었다. 일주일 동안 고민했다. 고민했다는 말 말고는 그 일주일에 대해 지금도 할 수 있는 말이 없다.
하루
정해진 날짜가 왔고, 나는 팥떡이를 차에 태우고 용인에서 김포까지 갔다. 두 달 동안 한 모든 것이 그 하루를 위한 준비였다. 고기란 고기를 다 먹인 것도, 하루 다섯 번에서 여덟 번을 나간 것도, 약속을 다 지운 것도, 셋이 있는 날 일부러 모질게 군 것도, 정들지 않게, 버려졌다고 느끼지 않게 미리 해둔 그 모든 것이 개를 넘겨주고 혼자 돌아오는 하루를 위한 준비였다. 보낼 이유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. 그런데도 나는 갔다. 두 달 전에 정한 대로, 계산한 대로, 빚진 것 없는 사람으로 끝까지 가려고 갔다.
넘겨주지 못했다. 두 달의 계산이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. 계획은 개를 두고 혼자 돌아오는 것이었는데 나는 팥떡이를 다시 차에 태웠고, 갔던 길을 그대로, 차 안에 개가 있는 채로 돌아왔다. 그날 내가 한 결정에 이유 같은 것은 없었다. 보낼 이유는 두 달 치가 쌓여 있었고, 데려올 이유는 하나도 없었는데, 나는 데려왔다.
빚진 것이 없다고 두 달 내내 생각했다. 그렇게 생각하면서 매일 울었다.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두 달 내내 믿었는데, 지금 보면 그 두 달 동안 내가 한 것은 전부 보내지 못하게 되는 준비였다.